멀리 와서 울었네

지하 주차장, 신음 소리 들린다.
방음 장치가 완벽한 차창을 뚫고
누군가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울 수 있는 공간을 갖지 못한 사람,
그가 이 깊은 어둠 속에서 웅크리고 있다.
자신의 익숙한 자리를 버리고
그가 낮게 낮게 시간의 파도 속을 떠다닌다.

눈물이 거센 파도가 되고 멈춰 선 차들은
춤을 추네. 울음소리에 스며들어 점차
나는 없네.
이 차는 이제 옛날의 그 차가 아니라네.
이 차는 속으로 울어버린 것이라네.
나를 싣고서 떠나가 버렸다네.

―정은숙(1962~ )


설득하려 애쓰거나 자기변명을 늘어놓기 보다는 차라리 완전히 침묵하는 편이 나았다. 어차피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제대로 전해질 리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해 왔다. 내적 무결을 위해 택한 내 침묵이 그 사람들을 찢어놨을 거라고는 생각해하지 못했다. 멀리 와 긴 밤 보내기엔 너무 늦은 후회인지도 모른다. 

속으로 울어버리기엔 너무 철없는 선택이었다.


WRITTEN BY
moonwon
moonw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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