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신문에 기고한 4월 1일자 <타대생각>


국립서울대학교가 이름 앞에 ‘법인’이라는 단어를 달게 된 지 2년 차에 접어들었다. ‘법인 서울대’로 신입생이 입학한 것도 벌써 두 학번 째니 이제 법인화를 둘러싼 논란은 잠잠해졌으리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상황은 정 반대다. 서울대 구성원들은 여전히 대학이 나아갈 방향을 두고 크고 작은 논쟁을 계속하고 있다. 2011년의 본부점거 당시보단 조용하지만 오히려 논쟁은 더 깊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일단 법인화 반대론자들의 가장 큰 우려였던 대학의 ‘시장화’는 아직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법인화가 되면 등록금이 큰 폭으로 인상되고 기초학문이 고사하는 등 고등교육의 시장화가 빠르게 진행되리라는 우려는 현재까진 기우로 드러났다. 그러나 대학 시장화의 결과는 단기간에 드러나기보다 오랜 기간에 걸친 변화로 서서히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은 여전하다.
 
  대신 법인화로 변화한 대학의 의사결정 구조와 관련한 쟁점이 중심으로 부상했다. 법인화 이전에는 최고 의결권이 평의원회에 있었다. 총장에 의한 자의적 운영을 평의원회가 견제할 수 있는 구조였다. 그러나 2011년 법인화 직후 평의원회가 심의기구로 격하되었고, 모든 의결권은 학외 인사 8명, 학내인사 7명으로 구성되는 법인 이사회로 넘어갔다. 이때 이사장은 총장이 겸직하고 있다. 사실상 총장을 견제할 조직과 방안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총장직선제도 폐지되고 간선제로 바뀌면서 대학의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가 사라졌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대안 마련에 가장 적극적인 이들은 교수들이다. 지난 25일 교수협의회는 자체적으로 마련한 법인화법 개정안을 본부에 제출했다. 대학이 학교 법인에 포함되는 현 구조 대신 법인과 대학을 분리해 대학의 연구·교육·행정 기능을 대학 구성원들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교수협은 본부에 검토를 촉구하고 학내 여론을 수렴하는 한편, 오는 10일에는 평의원회 주최의 법인화 1주년 세미나에서 관련 내용을 소개하기로 했다.
 
  직원들의 움직임도 적극적이다. 법인화 이후에도 여전히 공무원 인사규정을 따르고 있어 모호해진 직원의 지위를 개선해달라며 천막농성까지 펼치고 나섰다. 평의원회 직원 비중을 늘리고 대학 운영에 직원의 목소리를 더 반영하겠다며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어떨까? 일단은 잠잠해 보인다. 지난해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된 이후 구심점을 찾지 못해서일까. 총학 대신 들어선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가 ‘법인회계 투명화를 위한 TF팀’을 출범시키기로 했지만 학생들의 관심은 미미하다. 지난주에는 등록금 관련 강연회도 열었지만 참여자는 20명 남짓했다고 한다. 총학생회 재선거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상당수의 학생들은 선거가 시작한 지도 모른다. 그나마 단독으로 출마한 선본에게서도 법인화와 관련한 정책은 듣기 어렵다.
 
  대학의 주인은 학생이다. 적어도 어떤 이들은 그렇게 말한다. 2년 차에 접어든 법인 서울대에서 학생은 주인이 될 수 있을까? 어쩌면 학생들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려있을지도 모른다.
 
이문원 대학신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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