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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Blue and Gold

Blue and gold, you make me cold

got me jealous like a sixteen years old.

 

제멋대로 숭배의 마음을 갖는 것은 정말 무해한 일일까. 가슴이 철렁하도록 그 모습이 아름다워서 마음속에 사진처럼 담아두었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얼마간의 경외감으로, 또 얼마간의 배덕감으로 한참을 바라보았다. 구원 없는 삶 속에서 의지할 만한 것이라곤따금씩 느끼는 무해한 망상 뿐이다.

어제는 마리아의 파란 로브에 관하여 장광설을 늘어 놓았다. 파란 드레스를 입고 황금빛 조명 아래에 앉으면, 꽃과 함께 뜬금없는 말을 전하고 싶다. 무척이나 유해한 말이겠으나, 어마어마한 일이 벌어질 지도 모를 일이다. 신화가 되어 사람들을 울릴지도 모를 일이다.

오늘은 누군가를 욕하며 술을 마셨으나, 내일은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술을 마실 예정이다. 그리워하는 일보다 미워하는 일이 힘겹다. 미워할 사람이 늘어가는 통에, 오늘은 내 안의 썩은 악취를 고백하였다. 하나도 홀가분하지 않았다.

내일 정오 쯤 길가에서 우연히 마주치면 참 좋겠다. 무해하게 웃어주면 더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