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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간힘

사랑/일상 2016.10.21 21:27

안간힘(명사):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서 몹시 애쓰는 힘.

안간힘은 명사 '안'과 명사 '간힘'이 결합된 합성어이다. 합성어의 경우 뒤 단어의 첫소리로 오는 'ㄱ, ㄷ, ㅂ, ㅅ, ㅈ'을 된소리로 발음하는 경우가 많다. 표기상으로는 사이시옷이 없더라도, 관형격 기능을 지니는 사이시옷이 있어야 할(휴지가 성립되는) 합성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립국어원에서는 안간힘의 표준 발음을 [안깐힘]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니, 안간힘의 발음에는 안간힘을 다해야 한다. 나도 그동안 안간힘을 다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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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6. 30.

사랑/일상 2015.06.30 01:17

# 캐서린 맨스필드를 읽었다. 정말 오랜만에 읽는 비-비문학이다. 중고서점에서 한참을 서성인 결과물 치고는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오랜 건기에 있는 내 감수성 탓일지도 모르겠다.

"인생이, 인생이……."

그녀가 더듬었다. 하지만 인생이 어떤 것인지 설명할 수 없었다.

주로 짧은 작품들이 좋았다. 사실 짧을수록 좋았다.

 

# 모두들 그럭저럭 살고 있다. 그 정도면 만족이다. 비록 아무 것도 정해지지 않은 삶이지만, 다행히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삶이다.

 

# 조금씩 다시 글을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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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대장을 부탁드려요.
    좋은 뉴스를 보고 싶습니다. T - story 에서요. 저는 30대의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정확하고 좋은 뉴스들을 듣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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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70122

사랑/일상 2014.05.07 01:22

  생각이 많은 밤이다.


  새로 이사 온 방은 두 면이 통유리다. 방 전체가 대략 직사각형 모양이니 벽의 절반은 유리인 셈이다. 코너 끝 방이라 가능한 구조. 처음 이 방을 보러 왔을 때, 온실같다고 생각했다. 햇살이 가득히 들이치는 방안에서 광합성을 하다보면 나도 조금은 자랄까. 그런 마음으로, 조금은 부담스러운 월세에도 선뜻 계약했다. 창이 난 방향이 동북-동남인 탓에 오전에만 해가 들이치는 것 까지는 생각도 못 했다. 다행히 아침 햇살이 워낙 밝아 기쁜 마음으로 살고 있다.


  침대를 창 옆에 바짝 붙였다. 10층인 데다가 주위에 높은 건물이 없어서 커텐도 활짝 걷고 산다. 침대에 누우면 창으로 바로 하늘이 보인다. 누워서 보는 것은 대체로 구름. 가끔 날이 좋은 밤에는 별도 보인다. 그렇게 누워서 아무런 생각 없이 구름이 흘러가는 모습 따위를 보고 있자면, 홀로 우주에 남겨진 기분이다. 아주 고독하고 특별한 우주. 그 우주에는 외로움도, 슬픔도, 질투도, 후회도 없다. 그저 구름만이 무심하게 흐른다. 언젠가 새벽녘에 문득 잠에서 깬 적도 있다. 푸르스름한 하늘에 노랗게 동이 터오고 있었다. 색감이 아주 예쁘다고 생각했다. 


  일주일 중 일요일에는 늦잠을 잘 수 있다. 아주 오랫동안 해를 받을 수 있는 날이다. 햇볕 비추는 매트리스 위를 손으로 훑고 있으면, 햇살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그 온난한 감각을 즐기다가, 괜히 옷을 벗고 광합성에 나서기도 한다. 나신으로 햇살을 받는 행위에는 간단히 표현하기 어려운 기묘한 야릇함이 있다.


  지난 주말에 첫 소장을 썼다. 수업 과제로 써본 것이지만, 상담기록과 등기부, 계약서 등 제시된 자료를 바탕으로 쓰는 기록형 과제라서 정말 소송을 시작하는 것 같은 기분으로 쓸 수 있었다. 법 실력이 미천한 탓에 터무니 없는 주장을 많이 넣긴 했지만, 교과서에 흩어져 있는 단서들을 모아 추리를 완성해 가는 재미도 쏠쏠했다. 완성된 소장이 형편없어서 마음이 안좋긴 했다. 내가 누군가를 대리한다면 이런 수준으로는 안된다. 정신이 바짝 들었다. 나를 믿어준 누군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기분은 참을 수 없다. 신뢰는, 사람 사이에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고독하고 특별한 우주에 홀로 누워 판례를 읽고, 잦은 오류를 책망하다가, 아주 길고 어려운 전화를 한다. 나만의 우주와 교신하는 사무적인 음성은 어느새 눅눅해진다. 눅눅한 전화는 견디기 어렵다. 하지만 전화가 끊기면 내 우주는 끝내 난파하고 마는 것 아닐까. 두렵다. 어제보다 작아진 이 방에서.


  나는 언제부터 방에 집착하게 된 걸까. 몸 누울 자리 하나 없이 방황하는 공포. 너는 내 생각을 궁금해했고, 나는 바보같은 나의 심연을 빨래처럼 널어두었다. 빨래는 역시 눅눅했다. 몹시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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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감정 주기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일군의 과학자들이 여성의 월경 주기에 따른 감정 변화를 연구하기 위해 여성들을 모집해 설문조사를 통해 매일매일의 신체 변화에 따른 감정을 기록하도록 했고, 그렇게 간단히 여성이 월경 주기에 따라 감정 기복을 겪는다는 ‘과학적’ 결론을 도출한 적이 있다고 한다. 여성은 감정적 동물이며 이성적 활동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편견을 실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증명하려 한 셈이다. 그러나 결론에 불만을 느낀 다른 일군의 과학자들은 이번에는 월경에 대한 일체의 언급을 하지 않은 채 남녀 모두를 대상으로 매일의 감정을 기록하도록 했다고 한다. 이번에도 감정 기복이 주기적으로 나타나기는 했단다. 그런데 맥빠지게도 실험을 통해 나타난 가장 두드러진 주기는 월경주기가 아니라 일주일에 따른 감정기복이었다. 그것도 성별의 차이를 무시할 수 있을 만큼 남녀 모두에게서 매우 큰 폭으로. (출전을 모르기 때문에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충 그런 취지의 이야기였다.)

  나는, 요즘 수요일마다 우울하다. 월요일 저녁부터 불안해지기 시작하고 화요일 저녁에는 우울을 준비하다가, 수요일이 되면 참을 수 없이 침울해진다. 그래서 수요일 저녁마다 맛있는 음식을 먹겠다고 돈을 써대고 있지만, 식욕의 충족으로도 우울함을 다 달래기는 어렵다. 마음 편해지는 친구라도 만난다면 좀 나으련만, 수요일에는 왠일인지 다들 바쁜 것 같고 나 자신도 목요일마다 제출하는 과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그렇게 목요일까지 잔영을 털어버리지 못하면, 일주일 중 4일은 (유사) 우울을 안고 사는 셈이다.

  별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 그저 수요일 6교시마다 듣고 있는 <독문사적강독>에 부담을 느끼고 있을 뿐. 수업 하나가 한 학기를 우울하게 만드는 경험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 번은 좀 심각한 것 같다. 나는 <독문사적강독>때문에 힘들어하다가, 인정사정 안봐주는 교수님을 미워하다가, 다른 수업에서는 독일어 한 글자 가르쳐주지 않은 주제에 난데없이 원서 역사책을 읽어야 졸업시켜준다는 서양사학과가 싫어졌다가, 불문강독 대신 독문강독을 듣게 만든 대학신문을 저주하다가, 제도적 끈끈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쓸데없이 크기만 한 우리 학교가 싫다고 생각했다가, 기초 독일어도 제대로 익히지 못하고 보내버린 내 대학시절을 후회하다가, 그런 대학생활을 보내도록 나를 내버려둔(혹은 끌고다닌) 선배들을 비난하다가, 그렇게 결국은 내가 좋아하는 모든 것들을 고작 수업 하나 때문에 미워하고 마는 나 자신이 혐오스러워지는 것이다.

  사실 불어를 잘 하는 것도 아니면서, 독어는 내 것이 아니라고 거들떠도 안보는 나도 이상하다. 제대로 공부하면서 따라가면 제법 삶에 도움이 될 법도 한 수업시간이지만, 독어실력을 조금이라도 늘리는 것은 불어에 대한 배반이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오늘도 열심히 구글 번역기나 돌리고 있다. sie가 단수인지 복수인지, die가 여성인지 남성인지도 모른 채 그저 눈치통밥으로 찍어가면서. 이런 태도이니 박 교수님이 그렇게 쓴소리 하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래도 오늘은 독문강독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를 봤다. 주기적 우울이고 뭐고 일단 바르셀로나에 가고 싶어졌다. 바르셀로나에 가면 관계든 진로든 목적이든 뭔가 답을 찾을 수 있겠지. 뭐, 없어도 상관 없다. 여행은 언제나 그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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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아는 척을 참 좋아한다. 음악이나 영화, 문학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 꺼내기를 즐겨한다. 새로 만난 사람들에게는 지적인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기도 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오래 본 사람들은 내가 얼마나 적은 양의 지식으로 이야기를 부풀려 하는지 이미 간파하고 있다.

  사실 문화나 예술에 대한 내 지식은 매우 협소한 편인데, 그래서 아는 척을 위한 내 전략은 대부분 훈고학적이다. 평론을 위한 이론이나 참신한 관점이 없기 때문에, 그저 오랫동안 향유한 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지식으로 뉴비들에게 어필하는 식이다. 화제가 되고 있는 작가나 영화감독에 대해 “근데 그 사람은 초기작들이 더 좋아”라는 식으로 말하는 거다. 아무래도 잘 모르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아, 이 사람은 그 작품들을 초기부터 꿰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대단한 전문가라는 인식을 갖게 되지만, 사실은 그저 나이가 많이 들었을 뿐이다. 일개 딜레탕트가 훈고학적 전문성 외에 달리 또 무엇을 할 수 있겠나.

  오늘, 갑자기 다시 듣게 된 KEANE의 음악은 내 ‘훈고학적 아는 척’에 최적화 되어 있다. “KEANE은 아무래도 1집이 가장 좋지”라고 말할 수 있으니까. 1집이 왜 2집보다 좋은지는 아무래도 상관 없다. 그냥 왠지 그렇게 말하면 전문적인 것처럼 보이니까. 뭐, 1집 수록곡들을 더 좋아하는 것도 사실이다. 2집에서 좋아하는 곡은 두 개. <Run with me>랑 <It’s not true>인데, 둘 다 앨범 전체 분위기에서 보면 좀 우울한 편. 그 중에서 <It’s not true>는 가사를 참 좋아했다. Friends you once loved don’t know you… 밤에 들으면 좋은 우울한 가사들.

  우울하고 비관적인 가사들 끝에 위로의 구절이 나온다. 


그러니 그런 말 하지마 So don’t you say

네 안에 결코 구원받을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는 말There’s something in your core that can’t be saved

왜냐면 그건 사실이 아니니까Because it’s not true. 

그리고 내 마음의 모든 가을이 너를 그리워해And every autumn of my heart is missing you


  아, 정말 멋지지 않나? 내 마음의 모든 가을이라니… 너를 그리워하는 내 마음의 모든 가을이라니…


  근데 오늘 다시 가사를 음미하면서 듣다보니 autumn이 아니라 atom이다. 가사집을 찾아보니 역시 atom이 맞단다. 좋아하는 가사 구절에 관한 몇 년 간의 오해가 그렇게 풀렸다. 계절과는 관계 없는 가사를 나는 그렇게도 가을마다 찾아 들었다. 창조적 오역? 

  그래서 나는 계속 autumn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어쨌든 작품이란 작가를 떠나는 순간 감상자가 소유물이 되는 것이기도 하니까. 마음이 허한 가을에 이 노래를 들어야지. 내 마음의 모든 가을이 너를 그리워하는 오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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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국어로 번역해놓은게 더 멋있네요 ㅋㅋㅋ역시 번역의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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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쁘게 뛰던 가슴은 금새 가라앉지 않는다. 며칠이 지난대도 내 마음이 달라지는 일은 없다. 취향에 관한 한 나는 꽤 완고한 편이라 아마 오랫동안 괴로울 것 같다.


쿠키를 베어먹으면서, 밑도 끝도 없이 불온한 생각을 했다. 그런 생각을 할 때면 가증스러워지는 나다. 자신감만으로 이룰 수 없는 일은 많다. 잊을 때가 많다.


맥빠지는 일이다. 나는 순진하다. 전혀 순진하지 않다. 차라리 모르는 게 나았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알아서 다행이라고 안도하는 것이다.


힘들다. 그래도 힘내볼 만 하다. 별다른 기대도 없이 힘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클레나멘이란 의지와는 전연 무관한 것이지만.


훌쩍 떠나버리자고 해볼까. 아마도 미친 사람 취급을 받겠지. 괜찮다. 나는 얼마간 미쳐있는지도 모른다. 아무 것도 없는 편이 훨씬 측은하다.


해가 뜬다. 해는 매일이 같다. 이제 지겨울 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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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프랑스어 강의가 끝났다. 사실은 어제였다. 마지막 출석을 부르고 강사님과 작별 인사를 했다. 수업은 어제 끝났지만 오늘이 공식 종강일이니 어느 쪽이든 마찬가지겠지.

강의는 여러모로 기이했다. 강사부터가 이상했다. 강사는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 같다가도, 누군가 질문을 던지거나 말을 시작하면 곧바로 냉담한 태도로 묵살해버렸다. 학생들은 무엇이든 말해보라는 듯한 강사의 태도에 용기를 냈다가도, 무슨 그런 터무니없는 질문을 하냐는 듯한 강사의 말투에 또다시 움츠러들곤 했다. 학생들도 정상적이라고 보기엔 어려웠는데, 한 수강생은 강사가 방금 기껏 설명한 내용을 자신이 똑같이 반복하고 나서는 '이런 것 아닌가요?' 라고 되물어 강사를 당황하게 했다. 다른 한 수강생은 강의 내용 하나하나에 엄청난 감탄사를 내뱉곤 했는데, 때로는 상상도 하기 어려운 대목에서 감탄해 모든 수강생들의 눈길을 받곤 했다. 또다른 수강생은 불과 얼마 전에 프랑스에서 5년을 살다 왔다는데도 거의 프랑스어를 하지 못하는 듯 보였다. 나를 포함한 나머지 수강생들은 그저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기이한 순간이 반복될 때마다 입가에 실소를 머금은 채 '당신도 이 상황이 웃긴 거죠?'라고 동의를 구하는 눈빛만 서로 교환하고 있었다.

어쨌거나 프랑스어 강의를 들으면서 프랑스어가 아주 약간 늘었다고는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프랑스어 문법과 어휘에 대한 지식보다도 더 중요하게 이 강의에서 얻은 것은 자신감이었다. 사전만 있다면 프랑스어로 된 일반적인 글을 읽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으리라는 자신감 말이다. 물론 거의 모든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봐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또 하나 있다. 수업 시간에 읽은 모든 텍스트 가운데 가장 인상깊었던 것. 까뮈의 <이방인> 시작 부분이다. 프랑스어에 대한 조예가 낮은 내가 한 눈에 읽기에도, 글쟁이의 문장은 다른 이들과 달랐다. 군더더기 없는 문장. 뭐, 문장이 쉬워서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쉬운 문장이 좋은 문장이기도 하니까.


Aujourd’hui, maman est morte. Ou peut-être hier, je ne sais pas. J’ai reçu un télégramme de l’asile : « Mère décédée. Enterrement demain. Sentiments distingués. » Cela ne veut rien dire. C’était peut-être hier.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면 어제였을까, 나는 모르겠다. 양로원으로부터 전보를 받았다: <<모친 사망. 익일 장례식. 조의를 표함>> 그것 외에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아마도 어제였을 것이다.


소설 첫머리부터, '오늘, 엄마가 죽었다.'라니. 이것보다 나은 첫 문장이 있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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