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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첫 승소의 기분

첫 승소의 기분

 

지난주에 첫 승소판결이 있었다. 정확하게는 가처분인용결정. 첫 고객회의에서부터 기일 출정, 사건 종결까지 종합적으로 관여한 첫 사건이 되었다. 모든 사건이 이렇게만 진행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날의 기분을 앞으로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마음으로, 소소한 기록을 남겨둔다.

지난 월요일이다. 오전에 열심히 참고서면 초안을 회람하고 제출을 준비하던 참이었다. 오후 65분에 옆방 이**님이 갑자기 흥분한 모습으로 복도로 뛰쳐나오셨다. “결정이 나온 것 같은데!” 내 방에 뛰어들어오며 외치셨지만, 내가 해드릴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 그렇습니까?” 일단 놀란 표정을 지어드렸다.

잠시 후 권**님이 송무팀에 메일을 보냈다. “표제 건 즉시 송달받아주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6시가 지났으니까, 대부분 퇴근해버린 게 아닐까. 설마 이대로 궁금증을 안은 채 내일까지 기다려야 하는건가. 왜 이렇게 금방 나왔지? 금방 나왔다는 건 인용이라는 건가? 별 생각을 다 하면서 기다렸다.

그리고 619, 송무팀에서 메일이 왔다. 나는 즉시 결정문을 열었고, 나도 모르게 !’라고 외치는 것과 동시에 옆방 이**님의 통화소리가 들려왔다. “아이고, 축하드립니다! 잘 되었네요.” 곧이어 내 방에 들르셔서는 활짝 웃으며 이프로, 고생했네!”라고 하셨다. “부장님께 많이 배웠습니다!” 남동 라인에 환희가 가득했다.

별다른 내색은 안했지만, 내심 정말 기뻤다. 이런 느낌으로 송무하는 건가. 왜 그렇게 기쁜지 뭐라 표현하기 어려웠다. 고객이 잘돼서? 우리 논리가 받아들여져서? 회사에 성과가 좋아서? 상대방을 이겨서? 정의가 승리해서? 잘했다고 칭찬받아서? 그저 하던 일이 끝나서? 아니면 그 모두?

어쨌거나 첫 승리의 기억이다. 기념 회식에서 쏘맥을 연달아 마셔도 거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