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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비, 부산

부산에서 재판을 마치고 나오니 소나기로 물바다였다. 여름비는 시원하게 퍼붓다가 잦아들었다. 물에 잔뜩 젖은 검은 바위가 있었다.

바위가 정말 검군.

정말 검은 바위였다.

비에 젖었다고 저렇게 바위가 검을 수 있나. 실수로 입구를 잘못 찾아가서 보아서는 안될 무대 뒤의 움직임을 본 것처럼 어색한 기분이었다.

대단히 검은 바위를 뒤로 하고 걷기 시작하는데, 부산지방법원 파사드 앞에 기이한 디자인의 분수가 있었다. 분수라기보다는 파이프를 반틈 잘라서 대충 세워놓은 듯한 디자인이었고, 파이프 끝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분수로 의도한 것인지 비가 쏟아진 직후라서 흘러넘친 것인지 선뜻 파악하기 어려웠다.

여름이어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