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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에르 단막극 3 Comedies by Moliere: 광대의 질투The Jealousy of the Clown, 날아다니는 의사The Flying Doctor, 웃음거리의 재녀들The Pretentious Young Ladies>

몰리에르의 풍자극에는 우스꽝스러운 인물들이 등장한다. 권위적인 아버지, 현학적 말만 일삼는 박사, 무식한 귀족, 겉멋만 부리는 사람들을 조소하면서, 당대의 사회문화를 아이러니와 과장을 통해 풍자한다. 특히 이번 무대를 연출한 프랑스 국립민중극장(TNP)의 스키아레티 극장장은 음향이나 조명 등의 효과를 최소화한 17세기적 무대에서 오직 대사와 몸짓을 통해서 자연스러운 웃음을 유발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는 "광대가 등장하거나 개그를 해서 웃기는 연극은 아니다". 극의 문맥 안에서 자연스럽게 배치되는 해학과 풍자의 유머는 17세기의 귀족 및 상류층의 허영과 속물성을 꼬집으며 독특한 묘미를 준다.

<광대의 질투The Jealousy of the Clown>와 <날아다니는 의사The Flying Doctor>는 대단히 가볍고 유머러스한 소극이었다. 다만 인터벌을 끼고 이어진 <웃음거리의 재녀들The Pretentious Young Ladies>(앞의 두 극보다 조금 길다.)은 다소 미묘하다는 생각을 들게 했는데, 처음에는 풍자의 대상이나 비판의 방식이 문제인가 싶었지만 (이야기를 나눈 뒤 생각해보니) 분위기의 갑작스러운 변화가 어색함의 원인인 것 같다.

앞의 두 극과 마찬가지로 <웃음거리의 재녀들> 역시 겉멋만 부리는 사람들과 당대의 세태에 대한 조소로 이루어져 있는데, 다만 그 앞뒤에 액자식으로 배치된 인물들의 고압적인 태도는 전반적인 극의 분위기와 동떨어져 있었다. 처음에 발소리를 쿵쾅대며 등장하는 두 귀족청년의 '진지한' 격노와, 마지막에 사건의 내막을 드러낼 때의 고압적인 말투, 그리고 두 아가씨를 꾸짖는 고르지뷔스의 격노는 풍자적이라기 보다는 지나치게 설교적이어서, 그러한 세태를 '함께' 비웃기보다는 오히려 숙연해지게 만드는, 다시 말해 관객들 자신들을 꾸짖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하는 것이었다. 대본을 다시 읽어보아도 개인적으로는 그런 느낌을 많이 받지는 않았는데, 아마도 지나치게 가벼운 극이 되는 것을 경계하려던 연출가의 의도였겠지만, 관객을 훈계하는 듯한 엘리트적 접근이 전반적인 객석의 정서와 동떨어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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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won
moonw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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