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1) 썸네일형 리스트형 20100915 전화_ 그 사람이 내 목소리를 단번에 알아 맞췄다. (몇 달 만인데도) 전화를 받자마자 뭐해요, 라고 물었더니 문원이구나, 하고 대답해 주었다. 서운했던 감정도, 침울해 있던 저녁도 흐물흐물 녹아버렸다. 안 그래도 5분 전에 생각났었다는 입 발린 말에도 잘도 넘어가 버렸다. 요즘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걸까. 내가 걱정해주지 않아도 얼마든지 여기저기 잘 걸어 다닐 발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소식을 들을 수 없을 때면 종종 떠오르곤 했다. 마지막으로 봤을 때의 피곤한 인상이 신경 쓰였는데, 요즘엔 전처럼 좀 장난끼 있게 웃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사악하던 송곳니. 누나와 추석에 할머니네 갈 약속을 잡았다. 밤늦은 전화였는데도 설계중이라 바쁘다고 했다. 요즘에도 야근을 많이 하는 걸까. 바뀐 번호를 가족에게 알려주는 것도..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