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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M.I.A - Paper Planes

엠아이에이는 타밀계 영국인으로 유년기를 어머니와 함께 보냈는데, 아버지는 학생운동가로 스리랑카 내전에 관여하였다고 한다. 스리랑카 내전으로 인한 위험을 피하여 런던으로 이주하였고, 난민 신분을 얻어 생활하면서 예술대학을 졸업하여 디자이너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난민과 전쟁, 빈곤에 관한 노래가 많다.

난민센터와 함께 마수드씨 난민소송을 1년 넘게 진행하고 있는데, 2020. 4. 29.자로 선고기일이 지정되었다가 최근 2020. 5. 13.으로 연기되었다. 변론종결된 이후 이미 여러 차례 선고기일이 변경되고 있다. 재판장님께서 진지하게 고심하고 계실 것으로 믿지만, 의뢰인에게 미안한 마음을 감추기 어렵다. 마수드씨는 이미 지난 겨울부터, 난민을 인정받지 못해도 좋으니 그냥 한국을 떠나고 싶다고 하고 있다. 벌써 1년 넘게 감옥이나 다름 없는 외국인보호소에 임시보호되어 있으니, 난민이고 뭐고 소용 없다는 마음이겠지.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한 달만 더 기다려보자고 설득하고 있지만, 결과가 좋을지는 두고 볼 일이니 마냥 설득하기도 어렵다.

마수드씨는 1985년생으로 카이로 아인샴스 법대를 졸업한 변호사였다. 이집트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면서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피켓을 들었다가 5년형을 선고받고 이집트를 탈출하였다. 나와는 나이도 비슷하고 직업도 같은 변호사인데, 따뜻한 고향을 떠나 한국의 외국인보호소에서 '보호'받으며 외출도 못하고 판결을 기다리는 심정은 어떤 것일까.

마수드씨는 끼가 많고 오지랖이 넓은 사람이니 보호소가 더욱 답답할 것이다. 마수드씨가 한국에서 가족을 꾸리고, 그 아이가 "판-깨"가 되어 제3국의 리스너들을 사로잡는 날도 올까? 마수드씨가 정말 난민이 된다면 어떤 모습으로 한국살이를 하게 될까?

요즘 맨날 듣는 Paper Planes를 따라 손가락 총질하다가 하는 뜬금없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