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31) 썸네일형 리스트형 너의 선물 다 뜯어놓았네 다 망쳐놓았네 이렇게 #1 맛있는 음식 맛이없어요 어여쁜 옷도 안 예뻐요 놀러 가는 것도 싫어싫어요 그냥 나 가만히 너의 선물을 #2 니가 준 선물을 아작아작내고 니가 준 쓰레기는 곱게 포장해 다음 사람에게 던져 버릴텐데 Love, your magic spell is everywhere 이 노래는 클럽 에반스에서 처음 들었다. 그 때는 색소폰이 있는 쿼텟이고 보컬은 없었는데, 가사도 모르는 멜로디가 다음날까지 귀에 울려댔다.. Andrea Motis의 트럼펫은 조금 버거워 보이는데, Astrud Gilberto를 생각나게 하는 표정이다. Youn Sun Nah - Momento Magico 꼬뜨다쥐르의 생폴드방스에서는 7월마다 재즈/클래식 패스티벌이 열린다. 중세마을을 뒤로 하고 산능성이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작은 공연장이 설치된다. 매일 공연이 저녁 9시에 시작되는데, 물이나 와인 한잔씩 들고 앉아서 공연을 기다리고 있으면 무대 뒤로 붉은 노을이 뉘엿뉘엿 넘어간다. 제일 좋았던 건 . 음원보다 라이브가 훨씬 좋다. 나윤선의 휘적휘적하는 손짓과 약간의 쇼맨쉽이 가미되어 듣는 맛이 배가된다. 참고로, 이번 신앨범에 수록된 도 좋다. 화자가 여자라서 색다른 느낌. Roy Hargrove Quintet - Strasbourg St. Denis 빠리의 스트라스부르-생드니 역은 대충 망원역 정도일 거라고 한다. 명절의 끝 이제껏 도약을 꿈꿔본 적 없다 다만 사각형의 문들이 나를 공허에서 공허로 평면에서 평면으로 옮겼다 – , 심보선 신기한 마음이 들 때에는 글을 읽는다. 때로는 타인의 글이 나보다 더 내 마음을 잘 아는 것 같다. 명절 연휴는 평범하지 않은 듯 평범하였으나, 오가는 길에 글이 풍성해서 좋았다. 사람은 서른을 넘으면서 취향이 고정되어 버린다고 했다. 그 전까지는 항상 새로운 노래, 새로운 작가, 새로운 영화에 목말라 하지만, 서른을 넘기면 전에 듣던 노래, 책, 영화를 다시 찾는 게 편해진단다. 낯설고 새로운 것은 피곤해지고, 익숙한 옛 것은 반갑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그렇게 가만히 살다가는 순식간에 뒤떨어진 사람이 되어버리고 마니, 의식적인 노력으로 새로운 것들을 찾으며 살아야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다. 반..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Rue des boutiques obscures>, 파트릭 모디아노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날 저녁 어느 카페의 테라스에서 나는 한낱 환한 실루엣에 지나지 않았다. - 9p 어느 날엔가 인생의 네 단계에 관한 영상을 본 일이 있었다. 유튜브의 그저 그런 “inspiring videos” 채널 중의 하나였는데, 충실한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음의 네 단계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1) 주위를 보고 따라하는 유아기, 2) 자신의 가능성과 한계를 시험하는 청년기, 3) 한계에 맞추어 목표를 선택하고 열중하는 중년기, 4) 인생의 유산을 남기기 위하여 노력해야 하는 노년기. 그리고 위 각 단계를 잘 거치기 위해서 깨달아야 할 중요한 삶의 진실이 있다. 언제나 꿈과 희망을 좇으라고 부추기는 세간의 말과는 반대로, ‘인생은 유한하며 나의 능력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연시에 만난 시(집) 새들의 울음은 그들의 이름이 됩니다 우리는, 어떤 이름을 갖게 될까요 원래 인간은 제 이름보다 남의 이름을 더 많이 부르는 종이잖아요 나는 당신의, 당신은 나의 이름을 - 문혜연, 연말에는 나카메구로 천변을 걷다가 까마귀 한 마리를 보았다. 커다란 은행나무에 홀로 앉아있었다. 찬 겨울바람에 가지가 흔들려도 까마귀는 울지도 않고 조용했다. 전철고가 밑 작은 카페는 차분한 등불을 켜 두었다. 전철이 지나갈 때마다 조용하던 카페에 묵직한 진동이 울렸다. 멀리 전철이 지나가는 소리가 약한 맥박소리처럼 처연했다. 도쿄의 밤은 떠들썩하지도 흥청망청하지도 않았고, 내내 그리운 마음이었다. 연말에는 하마리큐 정원을 걷기도 했다. 겨울바람이 차도 볕 아래 온기가 가득했다. 나지막한 언덕에 올라 멀리 도쿄만의 현수교를 바.. PRO BONO 보노보노 말고 프로보노 프로보노는 라틴어 문구 ‘PRO BONO PUBLICO’의 준말이다. 영어로 적자면 ‘FOR THE PUBLIC GOOD’ 정도가 되려나. 이유는 모르겠으나, 영미권에서나 한국에서나 주로 법조인의 공익활동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그리고 보노보노는 해달이다. 법인에 입사하고 나서 몇 가지 프로보노 활동을 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두 가지로, 모두 공익법인법과 관련된 것이다. 하나는 미국의 모 한인교회에서 인도주의적 활동의 일환으로 동남아에 병원과 학교를 짓는 사업을 하는데, 한국에서의 모금을 위한 공익법인을 설립해달라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모 국제구호NGO의 정관이 공익법인법과 충돌하는 부분에 관하여 자문해달라는 것이었다. 공익법인법에 관하여는 아는 바가 없었지만, .. 이전 1 2 3 4 다음